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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食べ歩き 한국 디저트 기록

누데이크의 '오이크'를 먹고 나서 이해한 누데이크 뜻

by 궝상 2021. 12. 20.

누데이크의 '오이크'를 먹고 나서 이해한 누데이크 뜻

아이웨어 브랜드인 젠틀몬스터가 만든 디저트 브랜드 '누데이크' , 어디서도 본 적 없던 디저트 비주얼과 맛으로 유명해진 디저트숍이다.

누데이크는 New, Different, Cake 세가지 단어를 조합하여 만든 이름이다. '기존 F&B 업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새로움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맛있는 디저트'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최근 SNS상에서 힙한 디저트로 인기였다. 매장이 몇개 없기도 했고 가격도 너무 비싸서 고민했지만 동탄 롯데백화점에 갈 기회가 생겨 누데이크에 처음 가보게 되었다. 

동탄롯데백화점 누데이크

누데이크 매장에 처음 딱 들어가자마자 디저트가 '진열'되어있는데 명품 액세서리가 진열대를 보는 것 같았다. 진열대 위치로 보나 크기로 보나 디저트 하나하나 주목받을 수 있는 곳이었다.

물론 가격은 사악했다.

요즘 디저트 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이다. 내가 3년전 일본 유학을 떠나기 전에는 조각 케이크가 8000원에 팔린다고는 상상할 수 없었다.

물가가 오르고 디저트 수요가 늘어나면서 대부분 디저트 가격이 올랐지만 누데이크의 블랙 크로와상이 7000원이다.

크로와상이 7000원이면 말 다했다.

하지만 안 먹어 볼 수 없었다. 하나하나 신박하고 이 식재료가 어떻게 디저트로 만들어졌나 라고 느꼈는데 어떻게 안 먹어 볼 수 있는가.

 

 

 

내가 먹은 누데이크 디저트

누데이크 디저트

 

애플 마운틴(APPLE MOUNTAIN) - 7,000원

누데이크 애플마운틴

'촉촉한 아몬드 케이크에 시나몬 애플 필링을 담고 캐슈넛 크림으로 마무리한 비건 케이크'

캐슈넛 크림이 궁금하여 구매했는데 실망했다. 캐슈넛 크림이 너무 느끼해서 다 먹지 못한 케이크이다. 마치 분리된 생크림에 코코넛 가루가 씹히는 크림 맛이었다. 파운드케이크 보다 단단한 식감의 아몬드 케이크와 사과가 사각사각 씹히는 애플 필링은 맛있었으나 다 같이 먹어도 크림이 느끼했다. 

 

 

무화과 테린(FIG TERRINE) - 1조각 4,000원 / 홀 18,000원

누데이크 무화과 테린

'로즈메리 사블레 속에 부드러운 레어 치즈 크림, 반건조 무화과, 자몽 라임 겔을 담은 디저트'

무화과를 좋아해서 구매한 디저트이다. 먹어보고 로즈마리 사블레에 반해버렸다. 입에서 바스러지는 사블레 속에서 다진 로즈마리가 톡톡 씹히면 눈이 동그래졌다. 레어치즈크림은 부드러웠고 반건조 무화과도 전처리가 잘되어있는 것 같았다. 먹을 때는 몰랐지만 자몽 라임 겔이 들어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자몽 라임 겔의 맛은 못 느꼈다. 다 먹고 나서야 내가 테린을 주문 한 걸 깨달았다. 레어치즈크림의 식감이 테린의 느낌은 아닌 것 같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맛있었고 누데이크 디저트 중에는 무난한 디저트가 아니었나,라고 생각한다.

 

 

오이크(OIK) - 12,000원

누데이크 오이크

'애플민트와 딜의 향이 은은한 크림에 오이 젤과 토마토 잼을 더해 만든 청량한 무스 케이크'

친구들은 이걸 누가 사냐고 의아해했다. 하지만 나는 너무 궁금했다. 오이가 올라간 디저트라니. 누가 보기엔 참신하다고, 또 누가보기엔 해괴하다고 생각할 것 같았다. 일단 객관적으로 맛은 없었다. 정형화된 무스케이크의 맛을 생각하면 말이다. 하지만 나는 입이 즐거웠다. 애플민트와 딜 무스가 입에 들어간 순간 행복했고 오이가 씹히면 웃었다. 토마토잼이 생각보다 너무 맛있어서 또 놀랬다. 청량하다는 말이 너무 잘 어울렸다. 얇게 슬라이스 한 오이는 오독오독했고 아주 살짝 입안에 향이 돌았다가 상큼한 무스와 청량한 토마토 잼이 입안을 점령했다. New, Different, Cake. 입이 즐거웠던 순간 누데이크의 뜻을 이해했다. 오이크를 먹고 누데이크는 '기존에는 없던 새로운 맛있음'을 실천 중이라고 깨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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